Aril Brikha – Groove La Chrod

1998년에 발표된 이 싱글은 전자음악, 좀 더 세부적으로 정의하면 테크노 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여기까지, 만 이야기하고 일단 음악으로 돌아가자. 7분 59초에 달하는 이 짧지 않은 곡은 정말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 리듬 섹션은 단순하기 짝이 없게도 8비트 정박이고, 거기에서 한치도 더 변화를 주지 않는다. 그 위에 1마디짜리 – 정확히는 똑같은 음이 세 번 반복되는 – 신디사이저 모티브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중간에 패드가 몇번 끼어들 뿐, 곡에 대한 설명은 이걸로 끝이다. 정말로? 물론 그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다.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달리는 듯한 베이스라인이 밑에 은근히 깔려 있다. 패드와 함께 심벌 소리가 멀리서부터 달려온다. 신스와 킥 사운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사운드를 변화시킨다. 좀 더 무거운 킥드럼이 겹쳐진다던가, 필터를 바꿔주면서 음색을 앞뒤로 뺀다던가 하는 기법이 등장한다. 그러나 음악의 구조 자체만 놓고 보면 설명할 내용은 정말 이게 전부다.

아릴 브리카는 이 싱글을 발표한 이후 엄청난 명성을 얻었지만, 동시에 테크노와 하우스의 경계에 있다는 평을 받았다. 혹자는 (아마도 멜스메와 비슷한 맥락으로) “멜로딕 테크노”라고 부르기도 한다. 순전히 구조적인 관점에서, 그럼에도 이 곡은 온전한 테크노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많은 하우스 음악은 반복되는 모티브를 아래에 깔고, 앞으로 나아가는 파트가 하나 이상 존재한다. 그것은 보컬이 될 수도 있고, 신디사이저가 될 수도 있고, 노이즈가 될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그 파트는 듣는 이를 끌어내어 춤추도록 만든다. 반면 테크노 음악은 반복 그 자체를 통해 어떤 음악적 구조물을 만들고, 그 자리에 멈춰선다. 그리고 그 구조 안으로 청자를 끌어들인다. 그러므로 좋은 테크노는 그들이 만들어낸 구조가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져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 싱글은 반대의 전략을 취한다. 더할 나위없이 기본에 충실하게 단단한 음악적 건축물을 지어 놓고, 그 안에서 듣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도록 만든다. 요컨대 만약 이 곡을 하우스로 정의한다면, 그 이끌어 가는 주체는 청자 자신이다. 혹은 이전 테크노 씬 – 디트로이트, 베를린, 도쿄 등 – 에서 사운드스케이프를 촘촘하게 채우는 방법론에 대해 연구했다면, 이 싱글은 그 음악적 공간 자체에 주위를 기울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 아릴 브리카는 이란에서 태어났고 스웨덴으로 이주했다. 그의 전성기 싱글은 (드럼 파트를 제외하고 모두) Ensoniq ESQ-M 한대로 이루어졌다. 그의 음악이 테크노치고 따뜻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일관된 음색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신스의 프리셋이 아주 “쓰레기”이며,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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