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의 경제학

The economics of the Bitcoin payment system

Gur Huberman, Jacob Leshno, Ciamac C. Moallemi
16 December 2017

암호화폐는 산업계, 학계, 그리고 대중들에게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다. 이 칼럼은 암호화폐에서 어떻게 거래 비용이 책정되는지, 가장 널리 쓰이는 비트코인을 예시로 그 경제적 모델을 분석한다. 비트코인은 의도적으로 (공급의) 부하를 통해 수익을 증가시키고 인프라스트럭쳐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며 장기적인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또한, 현재 디자인되어 있는 시스템 – 점점 커지고 희귀해지는 거래 블록  – 은 수익 증가를 둔감시킨다.

암호화폐는 오픈되고 탈중앙화된 전자 결제 시스템을 위한 디지털 통화로 정의할 수 있다. 나카모토(2008)가 처음 제안한 이래, 암호화폐는 산업계, 학계, 대중들에게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며, 비트코인은 그 선두에 있다. 현재 수백 개의 암호화폐가 있으며, 상당수가 거대하고 신뢰할 만한 탈중앙 컴퓨터 네트워크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이라는, 혁신적인 컴퓨터 과학 분야의 개념 덕분이다. 블록체인을 통한 탈중앙 전자 결제 시스템의 특징은, 각각의 서버에 대한 신뢰가 없더라도 전체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참신한 블록체인 디자인은 암호화와 게임 이론에 기반한 인센티브를 통해 구현될 수 있었다. 이 인센티브는 경제학자들, 특히 시장 디자인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주목할 만한 것이다.

블록체인 디자인은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들이 PayPal, Venmo, FedWire, Swift, Visa 같은 전통적인 전자결제 시스템과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차이가 있다면, 기존 시스템은 특정 기업이 소유하고 있고, 그들이 결제 시스템의 규칙을 결정하거나 상황에 맞게 수정한다는 것이다. 소유 기업은 그 시스템의 신뢰를 보증하고,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한 인프라스트럭쳐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또한 시스템의 이용자가 어떻게 혹은 얼마나 결제할 수 있는지도 결정한다. 이러한 전자결제 시스템은 규모나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자연독점 상태에 있다. 그 결과, 독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후생 손실을 경감시키기 위해 규제나 정부의 인수가 이루어지곤 한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디자인이 혁신적인 이유는 이러한 전자결제 시스템이 어떤 통제가 없이도 작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의 규칙은 프로토콜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인프라스트럭쳐를 유지하기 위한 중앙의 주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흔히 ‘채굴자’라 부르는) 컴퓨터 서버들을 통해 인프라스트럭쳐를 구축한다.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이 제공할 수 있는 이득을 판단하여, 원하는 대로 비트코인에 뛰어들거나 빠져나갈 수 있다. 충분한 메모리와 프로세싱 능력이 되는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채굴할 수 있다. 채굴자는 연산 자원을 쏟아부어 서비스에 기여한 대가를 코인으로 받는다. 채굴자는 자신의 이익을 실현시키기 위해 프로토콜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요컨대 다른 사람들도 각자 이익을 극대시키기위해  프로토콜을 따른다는 믿음에 의해 시스템이 유지된다. 따라서 프로토콜이 변경되기란 어려우며, 새로운 프로토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양면플랫폼

다른 결제시스템과 달리 비트코인은 미리 정의된 규칙에 의해 작동하는 양면 플랫폼이다. 한편에는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이를 거래하는 사용자가 있고, 한쪽에는 시스템의 인프라스트럭쳐를 유지시키는 채굴자가 있다.

이 시스템을 간단하게 묘사하면 다음과 같다. 코인 소유자는 어떠한 결제를 성립시키고 싶다는 메세지를 내보낸다. 각 거래는 암호화되고 검증된 메세지다. 채굴자는 이 거래 요청이 적법한지(메세지의 구문 규칙, 소유관계, 이중 지출 여부 등) 검사하여 이를 블록에 포함시킨다. 각 채굴자는 블록에 담긴 과거의 모든 거래 기록을 일종의 장부(=블록체인) 형태로 관리한다. 평균적으로 10분에 한번씩 비트코인은 무작위로 채굴자를 선택하여 거래 블록을 장부에 추가하고, 그 안에 담긴 거래를 처리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채굴자는 연산을 통하여 일종의 ‘작업증명’을 해야 한다. 채굴자가 선택될 수 있는 확률은 그의 연산 능력에 비례한다. 채굴자가 블록을 장부에 추가하면, 그는 그 블록을 ‘채굴’한 것이 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소규모 채굴자들 간의 균형 상태가 유지되어야 하며, 컨센서스에 의해 적합한 거래만이 처리된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블록 크기를 1MB로 제한하고 있고, 이는 블록에 포함될 수 있는 거래의 양도 제한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거래량은 한도가 정해져 있고, 채굴자가 늘어난다 해도 이 한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채굴자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시스템은 블록을 채굴할 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준다. 즉 새로 채굴된 코인과, 블록에 포함되어 처리된 거래 수수료가 주어진다. 프로토콜은 각 블록이 채굴될 때 얼마만큼의 코인이 새로이 생겨날 지 정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 4년마다 그 숫자는 절반으로 떨어진다. 반면 거래 수수료는 프로토콜이 제한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원하는 만큼 거래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시스템 안에서는 참가자 중 누구도 수수료나 규칙을 고칠 수 없고,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것이 이 디자인의 경제적 혁신이다. 사용자나 채굴자는 가격 수용자에 불과하다. 사용자는 가격의 독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설사 시스템이 독점 상태에 이르더라도, 독점의 주체가 없으므로 그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로부터 필요한 인프라스트럭쳐에 대한 비용을 받아내고, 이를 통해 충분한 만큼의 수익을 증대시켜야 한다.

(필자의) 최근 논문은 이러한 경제 모델이, 채굴자에게 거래 수수료만을 보상하는 데도 장기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다루었다 (Huberman et al. 2017). 이는 다음 두 가지 전혀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 장기적으로 누가 채굴자에게 지불하는가? 그리고 그들은 왜 지불하는가?
  • 만약 시스템이 널리 쓰이게 되면, 이 제한된 처리량을 극복할 방법이 있는가? 다시 말해 거래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주체가 없다는 사실은 결국 위 질문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모델은 두 질문에 대해 동일한 대답을 제시한다: 시스템은 제한된 처리량으로 인해 부하가 걸리며, 이 부하 때문에 사용자들은 수수료를 점점 더 많이 지불해 우선순위를 확보하려 한다. 이 증가된 수수료는 채굴자에게 수익으로 전달된다. 이 답변은 그러나 사회적 효율성, 안정성, 시스템의 견고함, 그리고 변수의 선택이라는 문제로 새로운 질문을 이끌어낸다.

모델의 특성

사용자와 채굴자 간의 균형은 거래 수수료, 수익, 인프라스트럭쳐 수준에 대해 독특한 특성을 만들어낸다.

채굴자는 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한 거래를 처리하기를 선호하지만, 사용자가 한번 책정한 수수료를 바꾸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균형 상태에서 블록을 처리하는 채굴자는 주어진 거래 중 가장 높은 수수료를 지불한 것을 처리할 것이다. 즉 사용자가 지불한 총 수수료는 채굴자에게 지불된 총 수익과 일치한다. 채굴자가 자유롭게 시스템에 참여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각 채굴자의 희망이익은 0이며, 수익의 규모는 채굴자의 숫자를 결정한다. 따라서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독점되어있다 할지라도, 이러한 비용은 가감 없이 지불된다.

사용자는 우선순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지불하며, 채굴자를 향한 일종의 경매 같은 역할을 한다. 시스템에 확률적인 요소가 들어있으므로, 평균적으로 시스템에 충분한 여유가 있을지라도 어떤 거래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높은 수수료는 확률적으로 높은 우선순위를 받을 수 있으므로 확률적으로 적은 지연을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부하-대기 게임의 경우, 균형 상태에서 거래 수수료는 다른 거래들의 추가적인 지연에 의한 비용과 일치한다. 따라서 부하나 지연이 없다면 사용자는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수수료는 부하가 커질수록 증가한다. 더구나 이러한 대조는 매우 극명하다: 상당한 부하가 없다면 거래 수수료로 인한 수익은 미미하다. 시스템의 규모가 채굴자의 숫자와 무관하다는 사실은 채굴자가 많든 적든 부하가 발생하는 수준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뜻한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 것이긴 하지만, 현재의 비트코인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요컨대 (i) 채굴자의 희망이익은 0이다. (ii) 부하가 커질 수록 거래 수수료도 증가한다. (iii) 거래 수수료가 커질수록, 채굴자가 ‘작업증명’을 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그림 1은 (ii)에 대한 부연으로써, 매일 발생하는 블록 사이즈와 그에 상응하는 거래 수수료를 이론적인 값과 실제 거래에 대해 나타낸 것이다. 그래프에서 블록 사이즈가 1MB에 가까워질수록 부하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를 통해, 상당한 부하가 걸려야 유의미한 수익의 증가가 이루어진다는 경험적 결론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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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Average fee per block and block size, model-based and actual, 1 April 2011 to 30 June 2017

비트코인 시스템은 독점을 규제하거나 시장 경쟁을 통해 가격을 통제하는 방법 외의 대안을 제시한다. 모든 잠재적인 사용자가 비트코인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에는 독점 상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거래 비용은 독점가격에 이르지 않고, 균형 지점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비용은 최적 지점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부하의 정도에 따라 변화한다. 그리고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상당한 부하와 지연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비트코인 시스템의 총 사회적 비용은 독점상태에 의한 사중손실과 비슷할 것이다.

역으로 충분한 부하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에는 위기가 올 수 있다. 즉 부하가 없을 경우 사용자는 수수료를 거의 지불하지 않을 것이며, 채굴자에게 들어오는 수익은 없다시피 할 것이다. 채굴자가 빠져나가면 시스템은 불안정해지며, 사용자도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니 부하는 점점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상술했듯 시스템의 처리량이 채굴자의 숫자와 무관하므로, 채굴자가 늘어나든 줄어들든 이러한 불균형이 해소되지도 않는다. 결국 채굴자를 유지시킬 다른 방법이 없으면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한다.

이 지점은 현재 몇몇 사용자들이 부하를 개선하기 위해 비트코인의 규모를 키우거나 처리량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상충한다. 만약 시스템의 규모가 충분히 커져서 부하를 줄이거나 없앤다면, 동시에 거래 수수료라는 개념이 사라지게 되고, 시스템의 장기적 유지가 불가능해지게 된다.

따라서 논문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로토콜에 몇 가지 간단한 디자인 수정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시스템은 규모를 제어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블록 규모는 고정되어 있으며 (10분에 1MB 블록), 따라서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수익과 비용은 수요에 따라 그때그때 변한다. 그 대신, 시스템은 규모를 조정하여 부하와 수익을 적정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블록의 크기가 작을 경우,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지불할 지연 비용을 줄여야 한다. 현재 비트코인과 이후 등장한 암호화폐의 경우, 큰 블록(많은 거래 숫자)을 긴 주기로(블록당 수 분) 생성하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에는 수익을 증대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지연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블록 사이즈를 기술이 허용하는 한 작게 만들고, 블록 생성 빈도를 늘림으로써 처리량을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의 지연이 줄어들면서도 동일한 수준의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논문은 분산된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실현 가능한 수익 창출 메커니즘들에 대해 정리하고, 그중 가장 효율적인 것을 분석하였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채굴자가 거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고, 거래 수수료는 제3자에 의해 검증되어야 한다. 논문은 이러한 프로토콜 하에서 구현 가능한 메커니즘들에 대해 논의하였다.

결론

2017년에는 약 657,000 BTC가 새롭게 채굴되어 채굴자에게 보상으로 주어졌다(10분 당 12.5 BTC). 2017년 10월 12일 시점에서 이 코인들은 33억 달러의 가치를 가지며, 이는 코인당 5000달러에 해당한다. 또한 네트워크 부하가 증가하면서 채굴자들은 거래 수수료를 점점 많이 받고 있으며, 현재 채굴자의 수익 중 20%가량이 이에 속한다.

비트코인 시스템은 현재 상당한 리소스를 소비한 상태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다양한 유사 및 응용분야에 영향을 주었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그 디자인의 참신함으로 인해 경제학자들의 관심과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기능성과 유용함은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이 시스템의 구조와 그 미래의 향방에 대해 연구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Huberman, G, J D Leshno and C C Moallemi (2017), “Monopoly Without a Monopolist: An Economic Analysis of the Bitcoin Payment System”, CEPR Discussion Paper No. 12322.

Nakamoto, S (2008),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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