桃姐

C20
桃姐
한글제목 심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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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아니오
감독 허안화
배우 유덕화, 엽덕한
국가 홍콩
연도 2011
태그 가족,죽음,슬픔

감상

날짜 2017-07-29
평점 5 / 5


두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이 영화의 초반에서, 아타오와 로저가 비극적인 이별을 하게 될 것임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시간 40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비록 서서히 죽음에 다가가긴 하지만, 영화는 아타오의 삶을 보여주기만 합니다. 남은 짧은 시간동안 삶과 비슷한 비중으로 죽음을 그려낸다면 감정은 급격히 요동쳐야 할 것이고, 이야기는 엉망진창으로 얽혀 버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혹은 영화는 그 극적인 결말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 혹은 (엔딩 노트에서 그러했듯) 극적인 결말을 배제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희생해야 합니다. 그것이 영화적 리듬의 불균질함이던, 감정의 의도적인 배제이든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영화는 뜻밖에도 희생을 하지 않는 방향을 택합니다. 영화 마지막에, 아타오는 급격히 병세가 악하되고, 로저의 마지막 만남 이후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갑니다. 로저는 그가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고민하다가, (생명유지를 위한) 투약을 멈추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는 아타오의 병실에 들어가, 그의 양말을 바르게 다듬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는 본토로 1주일간 출장을 떠납니다. 이 씬은 죽음을 다룬 영화들 중, 가장 죽음과 슬픔에 대한 예를 갖춘 장면 중 하나입니다. 물론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었지만, 어떤 실화가 영화로 바꾸어질 때 단순히 연기나 대사가 아닌 연출에 의해 태도가 결정되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영화는 아타오가 고통스러워하는 순간은 화면 속에 전혀 담아내지 않고, 로저가 바라보는 아타오의 모습만을 관객이 같이 보도록 합니다. 그리고 아타오는, 로저와 그 가족들에게 자신의 추함을 보여주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모든 어머니, 혹은 (유사-)가족이 원하는 바일 것입니다. 이 당연한 심리를 거의 모든 영화는 의도적으로 무시합니다. 그러니까 로저가 매만져준 아타오의 양말은, 영화가 할 수 있는 한 죽음과 슬픔에 대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입니다. Clockoon (토론) 2017년 7월 30일 (일) 17: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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