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스코드 ## 평 영화는 어떤 군인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 열차 폭탄테러 현장에 '다른 사람으로서' 참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영문도 모른채 열차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고 그 안에 있는 모두가 죽는 순간에 그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오며, 그와 연락하는 군 당국은 그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제대로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영화는 두 가지 문제 - 현재 관객에게 보여주고 있는 세계가 어떤 형태로 되어있는지, 그리고 그 세계가 마주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 를 분리하여 동시에 진행시킨다. 영화가 그려보고자 한 세계의 규칙은 엄밀히 말하면 성립 불가능하며, 그 논리적 전개 또한 타당성을 획득했다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엉성하다. 예컨대 주인공 콜터가 뇌만 남은 상태에서 테러의 희생자에 의해 '남은 정보'를 일종의 '소스 코드'로 변환해 콜터가 그 세계로 들어가게 한다는 설정은 직관적으로도 이해가 어렵지만, 그가 열차 밖의 공간으로 넘어가 (아마도) 아무도 보지 못했을 테러범의 행동을 인식한다는 것은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 혹은 아무도 이 설정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지 않는다. 또한 영화 결말에서 콜더가 완전히 션을 대체하여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끝맺음도 이상하다. 콜더의 뇌가 꺼진 상태에서 이 새로운 세계는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새로운 세계에서 다시 소스 코드를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만일 가능하다면 그 소스 코드의 세계 속에서 다시 소스 코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무한한 평행우주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영화 초반에 나온 설명에 따르면, 소스 코드의 세계는 기억에 의지한 유한한 시간에 한정된 만들어진 세계다. 그렇다면 이 코드화된 세계가 어떻게 영속적인 평행우주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일까? 영화는 침묵한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냄으로써 그 이상한 부분을 얼버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