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인터뷰에서 밝히듯, 그의 텍스트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인정하는 주된 서사의 줄기가 갖는 층위를 벗어나, 그 서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그러나 실제로는 그 서사를 구성하는 데 비중을 갖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1). 물론, 그 인물이 소설 속에서 보이는 말과 행동은 대부분 허구이다
2). 그러나 작품 뒤에 붙은 방대한 참고문헌은 그 텍스트가 현실과 진실되게 맞붙어 있다고 독자를 착각하게 만든다. 이는 수많은 논픽션을 기반으로 한 픽션에서 작가가 독자를 속이는 전략과 반대 방향에서 시작하여, 그러나 비슷하거나 더 복잡한 형태로 독자를 속이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경우 독자는 작품에서 빠져나오기 전까지 자신이 텍스트 속에서 경험하는 내용이 진실인지 허구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이 윤리적 딜레마를 독자가 극복할 수 있을까? 혹은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극복할 수 있다면/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