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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영화
기록일2016/02/25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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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Ragazza con la Valigia

영화는 긴 길에서 두 연인이 차를 타고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남자는 기회만 된다면 여자를 떨쳐내려는 듯이 보입니다. 여자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으며, 떠돌이 신세임을 암시합니다. 남자는 결국 차 정비소에서 여자를 따돌리지만, 여자는 끝내 남자의 집을 찾아갑니다. 남자는 동생인 소년에게 여자를 쫓아내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나 여자를 본 소년은 사랑에 빠지고, 여자를 순수한 마음으로 돌봐주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여자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만 그저 보고만 있습니다. 결국 여자는 소년으로부터 (강제로) 격리되고, 그러나 여자는 갈 곳을 잃고 떠돕니다. 다른 남자들은 여자를 그저 성적인 노리개로만 여길 뿐입니다. 마지막 순간 소년은 여자를 도와주고, 비로소 서로는 서로를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는 분명 로맨스 영화의 일종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범죄영화를 연상시키는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탐색하고, 외부 요인을 통해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영화는 인터미션을 기점으로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전자가 이탈리아적인 유쾌함을 보여준다면, 후자에 들어서면서는 매우 우울하고 비관적인 전개를 보여줍니다. 여자는 점점 그 처지가 (비록 1부에서는 괴롭지만 유쾌한 척을 함에도 불구하고) 괴로워지며, 관객은 그 괴로움을 옮겨받습니다. 마지막 장면, 소년이 여자에게 편지를 건내주는 장면은 그 괴로움의 절정입니다. 악의없는 순수함, 그러나 그 순수함으로 말미암아 다른 남자들이 하지 못한 가장 무거운 폭력을 가하는 순간은 보고 있기가 고통스럽습니다. 여자는 쓸쓸히 역을 떠나며, 그 마지막은 오랫동안 여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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