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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텍스트
기록일2023/05/07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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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L'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
한글제목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가milan_kundera
역자이재룡
출간년도1984
출판사민음사
형식장편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리뷰

2023-05-07

소설에서 무시하고 지나갈 수 없는 부분은, 토마시와 테레사 간의 이야기가 사비나와 프란츠와 마리클로드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에서 소설가인 '나'가 갑자기 개입하여, 이 작품 속 이야기가 허구이고, 이들의 이야기를 자신이 만들어내고 있으며, 독자들이 작가의 세계 안에 들어와 있음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킨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화에서 관객의 세계와 영화 속 세계가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각각 완전한 세계라는 전제를 깨뜨려 버리는 장치들과 같이, 소설에서 작가의 자아의 등장은 소설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사실은 그 조성되어진 세계 안에서 살아 숨쉬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통제 하에 만들어져 행동하거나 등장하거나 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다르게 말해 그들의 역할은 독자들에게 작가의 생각을 알리기 위한 (우화의) 도구에 불과하다. 82년생 김지영 같은 소설과 유사한 목적이나, 다만 작가는 이들 인물에 대한 위선을 부리지는 않는다. 마리클로드를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은 죽음으로서 소설 속 세계에서 퇴장하며, 작가의 통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는다. 이러한 면에서 소설은 비도덕적이나 윤리적이다.

소설의 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다섯 주인공들이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고뇌하는 과정을 다룬 것이라는 오해를 하게 만든다. 그러나 상기했듯 소설의 주체는 소설 속 세계의 인물이 아닌 작가 자신이며, 가벼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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