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wk18

2021_05_02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작 중, 제임스 본의 친구들과 이방인을 보았다. 호주의 풍경을 디지털으로만 이루어낼 수 있는 선명하고 또렷한 화면으로 찍어낸 다음, 그 위에 젊은 남녀의 허무한 여정을 담아낸 영화다. 여기서 허무함이란 주인공의 행적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영화 내에서의 위치 그 자체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모든 인물들은 84분에 이르는 화면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혹은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마지막 시퀀스에서, 주인공(이라고 처음에 믿어졌던) 남녀는 우연한 방식으로 조우의 순간을 맞이하지만, 여자는 격리되고 남자는 도망간다. 그를 불러세우기 위해 영화는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한다. 그 순간 영화의 모든 노력은 헛수고로 돌아간다.

2021_05_08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작 중, 나탈리아 가라샬데의 파편을 보았다. 그가 살던 마을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사고와, 그 시간을 우연한 이유로 8mm 카메라에 담게 되고, 훗날 그 기록을 발견하여 재구성한 것이 영화의 시작이자 내용이다. 감독이 카메라를 선물받아 주변의 시간을 녹화한 것은 순전히 그의 추억을, 그 중에서도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함이었다. 감독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마을에서 비교적 중상층에 속했기에, 생활에 있어서 풍족하지 못한 면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군수공장의 폭발은 그들의 행복을 앗아갔고, 가족들은 ‘중산층의 방식으로’ 흩어지게 된다. 영화는 그 기억의 파편 – 여기서 파편은 가족의 흩어짐, 푸티지, 포탄의 파편으로 중의적인 뜻을 갖는다 – 을 모아 그들이 맞이하게 된 파국의 억울함을 기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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