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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맥콜의 아시아 첫 개인전은, 작가가 뒤늦게 명성을 얻고 혹은 자신의 개념을 더 밀고 나아가지 못하고 20여년간 멈추어 있다가 뒤늦게 빛을 보게 된 서사의 일환이다. 거칠게 요약해서 안소니 맥콜의 작품은 전통적인 영화의 구도 - 관객과 영화 속 세계, 그리고 두 세계를 가르는 스크린이라는 존재 - 를 깨고, 관객의 관점에서 스크린 (너머가 아닌) 사이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함을 환기시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혹은 이러한 '눈치채지 못한' 공간이라는 개념을 여러 방식으로 변주하고 있으며, 푸투라 서울에 전시된 7점의 작품은 이러한 맥락에 놓여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전시회는 영화에 대한 탐구라는 안소니 맥콜의 관심을 그다지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그의 (수직으로 투영하는) 두 점의 작품 - 'Between You and I'와 'Skylight' - 을 영화라고 인식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눈썰미가 좋다면 프로젝션되어 내려오는 빛에서 희미한 프레임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 뿐이다. 도리어 통상적인 오브제로서 이 작품의 '사이'를 해석하는 것이 더 손쉽고 또한 설득력있다.
이 전시가 갖고 있는 한계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첫째, 관객과 작품간의 공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특성상, 작품과 작품간의 공간적인 격리도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의 구획은 다분히 안일하게 짜여져 있다. 혹은 작품을 납작한 사진 또는 영상으로 담아내기에 적합한 수준으로만 분리해 놓았다. 그 결과 렌즈가 아닌 인간의 감각을 기준으로 작품의 빛과 소리는 뒤섞인다. 그렇다면 작가의 의도는 이미 붕괴된 것이다. 둘째, 리플렛과 홍보 미디어 등 전시의 거의 모든 요소는 최근의 트랜드, 즉 지엽적인 감각의 복제를 매개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정작 작가의 시대적인 맥락은 거세되거나 피상적으로 전시에서 드러나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적극적인 (전시장 바깥에서의) 방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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