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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rviw:r202404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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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텍스트
기록일2024/04/17
별점★★★☆☆

수인

소설은 황석영의 삶을 스스로 재구성한 자전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독자가 느끼게 되는 위화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소설은 황석영이 써왔던 주요 작품들의 레퍼런스를 명시한다. 그 작품들은 황석영이 삶을 살아온 순간을 기반으로 쓰여진 것이다. 황석영은 꼼꼼히, 서사의 전개가 끊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그 레퍼런스를 기록해 놓았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 레퍼런스를 통해 소설은 작가의 실제 삶을 재구성한 세계와 그의 작품들 속 세계를 일치 또는 밀접시킨다.

둘째, 소설은 세 가지 시간선 위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시간선 황석영이 일본을 통해 방북을 하고 독일에 망명하고 돌아와 감옥에 들어가는 과정이다. 시간선 황석영이 감옥에 수감되어 7년을 살다 중간에 특사로 출감하는 과정을 담는다. 시간선 황석영이 유년부터 베트남전을 거쳐 유신과 5공 내내 투쟁(이 단어는 중의적이다)하는 과정을 다룬다. 구체적으로 소설은 1을 먼저 진행한 다음, 2와 3을 번갈아가며 전개한다. 이 때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서술 방식이 황석영이란 인물의 삶을 재구성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장 통상적인 방식은 그냥 현실의 시간순으로, 즉 3-1-2의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제목이 암시하듯 감옥이란 소재를 중심에 놓기 위해서는 혹은 그의 삶 전체를 감옥으로 치환하기 위해서는 이 플롯을 배제해야 한다. 비록 소설이 작가의 자전적인 삶을 자기의 주관대로 서술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액자적 서술 방식이 작가의 본심을 담은 것인지, 아니면 단지 소설적인 재미를 위해서인지를 독자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내용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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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iw/r2024041701.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저자 clock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