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방황하는 10대 토마스를 어머니가 대학생 형인 솜브라이 살고 있는 멕시코시티로 보내는 이야기다. 영화는 수많은 주제들을 한데 모아 나열한다. 피부색에 따른 정체성의 혼란, 대학의 동맹휴학, 혁명과 사랑. 이 모든 이야기거리를 관통하는 것은 에피그메니오 크루즈라는 (가상의) 락스타를 찾아나서는 로드무비의 서사다. 흑백으로 찍힌 이 영화는, 자칫 난삽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잘 끌고 나가는 데에 성공했으나, 그 반작용으로 주요한 내용에 침묵하는 쇼트를 자주 등장시킨다. 예를 들어 대학의 리더인 아나와 솜브라 간에 있었던 일들, 에피그메니오 크루즈의 음악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화려하지는 않되 감각적인 연출을 제외하면 영화의 서사는 다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다니다가, 마침내 맥없이 멈춘다. 그러나 여기까지 영화가 도달했다는 점 자체가 칭찬할 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