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아마도 팬데믹에 의해) 방에서 나가지 못하는 소녀가 외부와 소통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진행한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공간 중 일부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소녀의 방, Zoom 화상통화, '코마'라는 이름의 유튜버 영상 속 공간, 바비인형으로 만든 인형의 집, 그리고 소녀의 능력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림보/사후세계 혹은 유사한 형태의 어떤 공간. 영화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란 주제로 어떤 질문을 던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문제는 두 부분에서 발생한다: 첫째, 팬데믹이란 상황은 질문이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할 뿐이지, 그 질문이 유효한지를 담보하지 않는다. 영화는 이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만일 팬데믹이라는 전지구적 현상에 의해 발생한 질문이라면, 그 질문은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던져져야 옳다. 팬데믹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면 다른 시간에 놓인 관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그래야 한다. 영화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신 일종의 닫힌 계 속에서 (방백이 아닌) 독백을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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