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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2021 wk47
2021-11-30
세 편의 영화를 보았다. 로브 라이너의 플립, 데이빗 린치의 블루 벨벳, 윤가은의 우리들. 우연찮게 세 편 모두 사랑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플립은 남자와 여자가 다른 세계에서 살다가 사랑하는 이야기다.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고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이끌림 외에 그들을 둘러싼 세계가 교류하고 뒤섞여야 가능하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블루 벨벳은 아버지가 쓰러진 잔디밭에 떨어진 귀를 주운 남자가, 두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와 사랑의 갈등을 벌이는 영화다. 괴상하게도, 주인공 제프리는 그 모든 세 사람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완성시킨다. 제프리를 포기하지 않고 믿어준 끝에 이어진 제프리와 샌디. 그가 원하던 가장 강렬한 형태의 러브레터를 받게 된 프랭크. 아들과 재회한 도로시. 우리들은 플립과 반대의 관점에서 성장을 이야기한다. 외부적인 역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발짝 나갈 수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성장의 가능성을 가져온다. 영화는 사회의 책임과 개인의 책임을 동시에 보여준 뒤,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오래되어 무기력한) 명제를 재확인한다. 그러나 나 자신을 순응하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결국 바뀌어야 하는 것은, (사회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나 자신이다.
jrnl/2021/wk47.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4/11/09 02:08 저자 clock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