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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iw:r202104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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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텍스트
기록일2021/04/13
별점★★☆☆☆

The Mosquito

은 인류의 역사에서 모기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따라가며 그 흐름을 개괄하고 있다. 크게 모기가 유발한 질병은 황열병과 말라리아가 있으며, 인류가 근대에 들어 그 기작을 알아낼 때까지 모기는 정체를 들키지 않고 인류를 몰살해 왔다. 원인이 알려진 뒤에는 DDT가 말라리아 근절에 큰 역할을 했으나, 금새 내성을 가진 모기와 말라리아가 나타났으며, 아직도 인류는 그들과 싸우고 있다 - 라는 것이 책의 주된 플롯이다.

이 책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저자가 과학자나 과학사를 전공한 것이 아닌, 역사학 분야를 공부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모기가 왜 말라리아를 옮기고, 어떤 습성을 가지고, 내성이 어떻게 발현되고, DDT가 왜 말라리아를 없앨 수 있었는지 - 등의 과학적인 내용은 매우 부실하다. 단지 모기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를 건조하게 병기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 제목과는 달리 책은 인류의 역사에 모기의 역할을 '얹어서' 설명할 뿐이다. 분명히 인류(를 바라보는 인류의 관점)의 역사는 선형으로 흘러갈 것임에 반면, 모기(를 바라보는 인류의 관점)의 역사는 다소 지수함수적인 스케일로 서술되어야 마땅하다. 모기가 인류에게 그 정체를 드러낸 것은 (책에 따르면) 남북전쟁 시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전의 내용도, 모기가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 것을 인류가 자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볼 때, 모기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책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신 매우 지루하게, '인류는 몰랐지만 모기 때문에 말라리아로 사람들이 죽으면서 역사가 바뀌었다'란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다. 그리고 이 내용을 다루는 분량이 전체의 3/4나 된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흥미로울 뻔한 주제를 극도로 흥미가 유발되지 않는 방식으로 서술해서, 두께만 두껍고 전혀 독자의 주의를 이끌어내지 않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비슷한 방식의 책과 비교해 봤을 때에도, 이 책을 읽기 위해 굳이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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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iw/r2021041301.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5/01/13 23:04 저자 clock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