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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번에는 진秦나라에 기근이 들었다. 이에 진목공이 사자를 진晉나라에 보내 곡식을 팔 것을 청했으나 진혜공이 들어주지 않았다. 이에 晉나라 대부 경정이 이렇게 말했다. “베풀어 준 은혜를 저버리는 것은 친분을 없애는 일이고, 남의 재난을 즐기는 것은 어질지 못한 것이며, 자신의 물건을 지나치게 아끼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고, 이웃을 노하게 하는 것은 의롭지 못한 일입니다. 친인상의親仁祥義의 4가지 덕을 다 잃고 무엇으로 나라를 지킬 것입니까.” 그러자 곁에 있던 대부 괵석(진혜공의 외숙)이 이같이 말했다. “이는 무피시모無皮施毛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에 경정이 이같이 반박했다. “신의를 버리고 이웃 나라를 배반하면 또다시 우리에게 환난이 있을 때 누가 도와주겠습니까. 신의가 없으면 환난이 생기고 구원을 받지 못하면 반드시 망하기 마련입니다. 이번 일은 바로 이와 같습니다.” 그러자 괵석이 재차 이같이 반대했다. “곡식을 준들 원망을 덜지 못하고 오히려 적을 더욱 강대하게 해 줄 뿐이니 차라리 곡식을 주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이에 경정이 이같이 말했다. “베풀어 준 은혜를 배반하고 남의 재난을 즐기는 것은 백성으로 하여금 군주를 버리게 하는 일입니다. 친근한 사람도 이로 인해 원수가 되거늘 하물며 본래 원한이 깊은 적국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진혜공은 경정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경정이 물러나와 이같이 탄식했다. “군주는 곧 이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 춘추좌전, 희공 14년, 신동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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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quote/2021120102.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3/06/14 16:19 저자 clock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