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어린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남자는 여자가 살던 동네에 이사온다. 여자는 남자를 보자 첫눈에 반한다. 남자는 여자의 행동과 구애를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로, 시간이 흐르며 여자는 남자의 행동과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 고민한다. 두 가정은 사는 환경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혹은 주류에 편입하여 ‘인싸’의 삶을 살아가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60년대 일반적인 미국 중산층 가정과 다른 삶과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둘은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원제 그대로, 영화는 ‘여자가 남자를 짝사랑함’이라는 상황을 여자와 남자의 상반된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독립적인 관점에서 다룬다(다만 원제 그대로 flip하는 장면 전환은 많이 나오지 않으며, 형식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지는 않다). 몇 가지 키워드 - 할아버지, 나무, 달걀 - 들은 그 둘의 너무 다른 위치를 이어주는 연결선 역할을 한다. 물론 영화가 끝날 때까지 둘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며, 그들의 행동양식은 바뀌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그러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들이 해야 할 책무를 다한다. ‘짝사랑’ 과정에서 한번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대화’를 둘은 마지막 부분 씬에서 막 시작한 참이다. 그들은 분명히 성장했으며, 그 성장은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둘을 이끌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말로 이르게 된 것은 분명 여자와 남자의 개인적인 노력보다, 그들을 둘러싼 외부 환경의 도움이 더 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나무가 잘리지 않았으면 남자가 여자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며, 할아버지가 여자의 정원일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여자를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달걀이 없었다면 남자가 반성하거나 감정의 전환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사랑과 성장을 위해서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외부와의 연대가 선행되어야 함을 영화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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