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상 영화는 두 축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릎부상을 당한 여자가 재활하는 과정, 그리고 여자가 남자와 만나서 결혼하고 갈등하고 헤어지는 과거. 이 두 축의 이야기는 서로 별도로 진행되다가, 서서히 접접을 가지며 마지막에 같은 시간축 위에 놓이게 됩니다. 특이한 것은, 이 두 축 사이를 영화가 자유로이 오간다는 점입니다. 물론 여자의 초췌한 현재 모습과 젊은 과거 모습을 통해 그 차이를 구분할 수는 있지만 그 외에 별다른 신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연출은 다분히 의도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화는 남자에 대한 여자의 감정을, 무릎재활을 받듯 '치유'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혹은 여자에게 치유되기를 강요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장면에서 (드디어 치유된) 여자는 남자의 얼굴을 구석구석, 말그대로눈으로 훑습니다. 남자는 그 유혹을 거절하고 때납니다. 이로써 남자(와 영하)는 자연스럽게 여자를 질책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갑자기 끝납니다.